[남의동네아카이브] 동교로 아카이브

2021-06-09     남의동네아카이브

30년전 모래내시장을 엄마가 밀어주는 유모차를 타고
(바나나 하나에 2,000원 하던 시절 다행히도 그 바나나를 사줄 수 있던)
엄마와 장 보러 다니던 시선을 기억한다.
색색의 파라솔 아래로 어렴풋 나던 세 살의 시선.
태어나서 3~4살까지 줄곧 연희동에 살았던 80년대 말의 모습을 상상한다.

유아기의 눈 앞에는 바나나와 화려한 색에 곁눈으로 기억하던 시장의 잔상만 있지만
그때의 우리가족은 이런 단독주택에 살았다.

지난번 잔다디로의 건물 뒷편 허물어진 담이 조금 더 철거되어 뒤로는 잔다리로,
앞으로는 동교로를 둔 묘한 단층 주택이다. 뒷편의 담이 있었다면 남남이었겠지만
이제 하나가 됐다.

창틀에 건재대신 쑤셔넣은 오래된 신문지에서 신축년을 추측할 수 있을까 했는데
1992년 10월자 한국일보, 아 이건 아닌거 같고, 찾아보니 이거는 잔다리로건물보다
열살이나 더 많다. 1970년.

1970년의 한국은 어땠을까?
그렇게 유추해가는것 상상하고 적당히 찾아보는것이 흥미진진하다.

작은방 쯤 되는 공간의 바닥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.
이건 정말 특별한 구조다. 목포에서는 뒷마당에 동굴이 있는집이 종종 있는데,
서울 한복판에 노출된 층계로 내려갈 수 있는 지하가 아니라 방 안에 계단이 있어서
내려갈 수 있고 거기에 창문도 나있다는게 신기하고 지하의 쓰임에 궁금을 낳는다.

다이아 모양의 마당 블럭, 켜켜히 붙어있던 7,8,90년대를 아우르는 벽지(패턴),
정문 앞 동교로를 향한 짧다란 골목.

이곳은 또 어떤 컨텐츠가 들어올지 궁금하다.

동교로 아카이브 (출처: 인스타그램 #남의동네아카이브)
동교로 아카이브 (출처: 인스타그램 #남의동네아카이브)
동교로 아카이브 (출처: 인스타그램 #남의동네아카이브)
동교로 아카이브 (출처: 인스타그램 #남의동네아카이브)
동교로 아카이브 (출처: 인스타그램 #남의동네아카이브)
동교로 아카이브 (출처: 인스타그램 #남의동네아카이브)
동교로 아카이브 (출처: 인스타그램 #남의동네아카이브)
동교로 아카이브 (출처: 인스타그램 #남의동네아카이브)
동교로 아카이브 (출처: 인스타그램 #남의동네아카이브)
동교로 아카이브 (출처: 인스타그램 #남의동네아카이브)